Post

2023 회고록

올해 난, 처음으로 회고록에 도전한다.

나의 기록을 글로 남기지 않으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는 경험 때문이다.

실제로 난 2022년을 그렇게 떠나보냈다.

내게 남은 건, 남이 써준 나와 나의 기록일 뿐이다.

그래서, 올해부턴 꾸준히 회고록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1. 사업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건, 2022년 9월이었다.

‘아두이노 교육용 키트’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창업하게 됐다.

생각보다 현생이 너무 바쁜 관계로 아무런 성과도 없이 지내게 되었다.

그러다, 2023년 1월.

갑작스럽게도 우린 한양대학교와 계약을 맺게 되었고, 그렇게 우린 21세기 차세대 노예가 되었다.

장난이고, 이 날부터 우린 연구실 생활을 시작했다.

1-1. 데이터 어노테이션

데이터 어노테이션이란?
데이터 어노테이션은 머신러닝의 학습과 관련하여 중요한 데이터 샘플을 감지하고 태그를 지정하는 프로세스입니다. -https://kr.appen.com/blog/data-labeling/

처음은 데이터 어노테이션으로 시작했다.

Object Detection 모델을 만들기 위해 학습 데이터셋을 구축해야 하는데, 이 데이터를 만드는 과정이 데이터 어노테이션이다.

사실 그냥 노가다이다.

이 과정을 공동으로 효율적이게 하려고, CVAT(Computer Vision Annotation Tool) 서버를 구축했다.

다행히 Docker와 Container에 대해선, 2022년에 많은 경험을 쌓았어서 큰 어려움 없이 시작할 수 있었다.

1-2. Object Detection 모델 제작

다음으로는 Object Detection 모델을 제작했다.

처음 다뤄보는 PyTorch라는 프레임워크와, 생소한 단어들이 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인공지능의 ‘인’자 밖에 몰랐던 나에겐 고통스러운 날들이였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기에 더 열심히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난 YOLOv5 전이 학습 모델 만들기에 성공했다.

1-3. Walking Assistant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행보조 서비스

서비스를 보기 전, 이 뉴스를 시청하는 것을 권장한다.

위 뉴스에서 언급했듯이, 도로 위 전동킥보드는 주행 중일 때나, 주차 중일 때나 모두 위험하다.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아래 기능들은 모두, 센서 등을 사용하지 않고 RGB 카메라만 사용하여 구현된 기능이다.

1-3-1. 실외(객체 탐지)

먼저, 전동킥보드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 후, 어노테이션을 통해 데이터셋을 완성했다.

이 외에도, 도로 위 장애물들에 대한 리스트를 작성 후, 총 28개의 위험 객체를 선정했다.

이후 데이터를 수집하여, 28개 클래스를 모두 어노테이션했다.

이 데이터셋을 가지고, YOLOv5 모델을 제작하여 도로 위 장애물에 대한 실시간 객체 탐지를 구현했다.

1-3-2. 실내(이진 분류)

처음은 OpenBot의 원리를 이용하여, Line Tracing를 구현하려 했지만 처참히 실패하고 말았다.

그래서 우린, 벽에만 안 부딪치면 되니 벽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벽에 근접하면 위험하다고 알림을 주는 이진 분류 모델을 만들었다.

결과는 나름 성공적이었지만, 이후에는 보행에 Line Tracing을 적용해보고 싶다.

1-4. HNavi

촬영된 도로 영상을 분석하여 도로의 혼잡률, 소요시간, 길의 복잡도 등을 지도 상에 표시하는 서비스이다.

GoPro로 촬영된 영상을 업로드하면, 영상 안의 좌표와 프레임을 추출하여 자체 제작 알고리즘을 돌리게 된다.

도로명 기초번호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GPS 데이터를 도로명 별로 분류하여, 프레임을 나누게 된다.

이 프레임을 자체적으로 구축한 AI Prediction Server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 자동차, 오토바이 등이 있는 지 예측하고, 혼잡도를 계산하여 도로명 별로 별도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게 된다.

이후 프론트엔드에 지도를 띄워, 이 데이터들을 시각화해 보여준다.

  • 카카오맵 API 사용

2. 대회

2022년에 비해 출전 대회가 훨씬 많아졌다.

그 때의 난 코딩에 두려움을 갖고 있었던 거 같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참 억울하다.

아래는 출전했던 대회들의 일부이다.

2-1. 2023 SmarTeen App+ Challenge

중소벤처기업부와 SK플래닛에서 주최하는 청소년 대회이다. 생활정보, 미래산업, 엔터테이먼트 부문으로 나뉘어 경쟁하게 된다. 또한, 개발팀과 아이디어팀을 나눠 청소년들의 진입장벽을 낮춘 대회이다.

개발팀 미래산업부문으로 참가하여 최우수상(SK텔레콤 대표이사)을 수상했다.

2-2. 23회 앱잼

무박 2일 해커톤으로, 당일 공개되는 주제를 가지고 앱을 개발하는 대회이다.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의 직군으로 개인 지원하게 된다.

미래산업부문 개발자로 지원하여, 현장에서 팀을 꾸렸다.

우리 팀은 ‘철썩철썩 - 안전한 물놀이를 위한 사고 예방 서비스‘를 개발했다.

철썩철썩은 안전한 물놀이를 위한 사고 예방 서비스입니다. 지도 API를 사용하여 해수욕장의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자체적으로 AI Hub의 이안류 CCTV 데이터를 사용하여 제작한 이안류 예측 AI를 사용하여 CCTV가 제공되는 해수욕장에 대한 이안류 예측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또한, 전국 해수욕장에 대하여 혼잡도, 기온, 사진 등과 다양한 정보들을 그래프로 제공합니다.

2-3. 2023 ELECCON

한국전력공사와 국가정보원 지부에서 주최하는 에너지분야 실전형 사이버공격 방어훈련이다. 쉽게 말해서, Attack & Defence CTF이다.

처음 접해보는 Attack & Defence 방식의 CTF였는데, 생각보다 재밌었다.

주요 국가기반시설인 전력 설비를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하여 개최했다고 하는데, 실제 전력망 문제는 별로 나오지 않는다.. ㅋㅋ

우리는 여기서, 청소년부 4등을 차지했다.

2-4. 2023 제9회 교육부 정보보안경진대회

교육부에서 주최하는 정보보호영재교육원 정보보안경진대회로 전국 정보보호영재교육원 학생들끼리 경쟁하는 대회이다.

웹, 포너블, 리버싱, 크립토, 미스크 등이 출제된 일반적인 CTF였다.

각 권역 영재교육원에서 개인전을 펼쳐, 1~4등이 1조, 5~8등이 2조, 9~12등이 3조로 조를 편성했다.

난 서울여대(1권역)에서 개인전 5등으로 2조에 편성되었다.

우리 팀은, 고등학생 3명과 중학생 1명으로 이루어졌다.

우리는 2군 팀이었지만, 결국 본선에서 권역 1등, 전국 2등으로 대회를 마쳤다. ☺️

2-5. 2023 전국 청소년 인공지능 프론티어 챌린지

광주광역시에서 주최하는 청소년 인공지능 대회이다. 약 2달 동안 개발을 진행하고, GIST에서 최종 발표를 한다.

난 다른 학교 친구들과 같이 이 대회에 출전했다.

우리는 ‘학교에서 결핵 검사를 실시할 때, 수백명의 학생들의 폐 사진을 좀 더 신속하고,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사진 한 장으로 폐를 지키는 의료용 폐 질환 AI, CCA’ 를 개발했다.

Kaggle에 공개된 (질병에 감염된)폐 사진을 어노테이션 하여, YOLOv5 커스텀 모델을 제작했다.

제작된 이 모델을 API로 처리하기 위한 백엔드 서버와 폐 사진과 예측 결과를 표시할 프론트 엔드를 개발했다.

우리는 이 서비스로 우수상(한국교육방송공사(EBS) 사장상)과 특별상(AWS Korea 사장상)을 수상했다.

3. 정보보호영재교육원

난 작년 말, 서울여자대학교 정보보호영재교육원 고등전문 A반에 지원했다.

올해 초에 서류에 통과되어, 면접을 보게 되었고, 합격했다.

이후,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 동안 정보보호영재교육원을 다녔다.

이 과정에서, 정보보호에 대한 기초 지식을 배우고, CTF 대회에 대비하는 등 많은 것을 배웠다.

생각보다 재밌는 기간이었고, 많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다.

아, 특히 견학이 매우 좋았다. (견학만 보고 영재원 지원했다고 해도 될 정도로..)

이 외에는 음.. 특별한 일은 없었다.

나의 동업자는 결석이 많고, 난 개근했다는 거 정도?

혹시나, 정보보호영재교육원 지원을 원하는 분들이 있다면 연락주세요.. 조언 해드립니다.

4. 아쉬운 점, 그리고 앞으로

회고하다 보니, 올해는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한 거 같다.

어떻게 회고록에 일 얘기 밖에 없을 수 있나.. 신기하다.

그만큼 전공 실력은 많이 늘었지만, 친구들이나 학교는 많이 소홀해졌다.

내년 계획은, 아직 잘 모르겠다.

아직 해야할 일이 남아서, 생각할 시간이 없다.

학교에선 이제 고3이니 내신을 챙겨야 한다고 하지만, 말 처럼 쉽게 되진 않는다.

지금 생각으로는, 1학기 때 까진 내신을 조금 더 하고 2학기부턴 사업에 집중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회고록을 쓰다 보니 내 필력이 많이 안 좋다는 걸 느꼈다. 내년에는 독서를 좀 더 해야겠다.

5. 마무리

2023년은 ‘재밌지만 힘들었던 한 해’이다.

여러 대회들과 사업을 하며 많이 힘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오는 소소한 재미들이 날 버티게 해주었다.

2024년은 조금 더 재밌고, 덜 힘든 한 해가 되길 바라며 올해 회고를 끝낸다.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